[금요예배] 역대상 12장 32절 "잇사갈 지파"
말씀: 역대상 12장 32절 “잇사갈 자손 중에서 시세를 알고 이스라엘이 마땅히 행할 것을 아는 우두머리가 이백 명이니 그들은 그 모든 형제를 통솔하는 자이며”
여름수양회, 유럽수양회, JBF수양회도 다 지나고 방학도 여름도 끝자락입니다. 올림픽도 끝났습니다. 흥겨웠던 잔치는 끝나고 차분하게 내실을 채우는 가을이 오고 있습니다. 가을에도 말씀으로 영혼을 건강하게 살찌우길 기도합니다. 주일예배 말씀이 주식이면 금요예배 말씀은 별식입니다. 오늘은 구약에서 잇사갈을 준비해 보았습니다. 함께 맛있게 먹고 은혜받길 기도합니다.
잇사갈은 야곱의 열두 아들 중 아홉째로 태어났습니다. 야곱의 첫째부인 레아가 낳은 여섯 아들 중에선 다섯째였습니다. 그의 출생배경은 이러합니다. 큰아들 르우벤이 레아에게 준 합환채를 동생 라헬이 달라고 했습니다. 남편도 빼앗더니 합환채까지 달란다고 레아가 동생에게 화를 냈습니다. 라헬은 합환채를 주면 오늘밤 남편 야곱을 언니에게 주겠다고 딜을 했습니다. 잇사갈은 그렇게 합환채를 주고 레아가 야곱을 얻어와서 그밤에 잉태된 아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름도 값을 치르고 낳은 아들이라고 지었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공짜를 좋아하는데 모든 것엔 댓가가 따른다는 걸 잇사갈은 출생부터 보여줍니다.
이후 잇사갈 지파의 삶도 그리 잘 풀리지는 않았습니다. 아버지 야곱은 창세기 49장 14절에서 잇사갈에게 양의 우리 사이에 꿇어앉은 건장한 나귀의 축복을 주었습니다. 축복의 순서조차도 아우인 스블론이 먼저였습니다. 나귀를 아무리 좋게 해석해도 고된 노동의 이미지를 지울 수 없습니다. 야곱은 계속해서 잇사갈에게 어깨에 짐을 메고 압제 아래서 섬길 거라고 예언했습니다. 아버지 야곱의 예언대로 잇사갈은 초기 이스라엘 역사에서 별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습니다. 그들은 갈릴리 호수 남쪽 내륙의 토지를 분배받아 열심히 농사지으며 조용히 살았습니다. 약간 우리나라 충청도와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그러다가 이민족의 침략으로 농사지은 것을 빼앗기고 압제를 받을 때도 많았습니다. 저는 가끔 페트라 사모님과 과거 이야기를 하는데 그녀가 제게 어떻게 학교 다닐 때 반장 한 번 못할 수 있는가 의아해했습니다. 그래도 부반장은 한 번 했으니 성경의 잇사갈보다는 낫지 않나 스스로 위안을 삼아 봅니다. 그러다가 모세 때에 이르러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신명기 33장 18, 19절에서 모세는 스불론과 잇사갈을 셋트로 묶어서 축복합니다. 스불론은 극 E로 밖으로 나돌아 다니고 잇사갈은 극 I로 방 안에 머물고 싶어합니다. 그런데 잇사갈은 제사드리는 장막, 곧 성막에 거하는 걸 즐거워합니다. 잇사갈은 성막에 머물며 성경을 가까이 했습니다. 이후 성경에서 잇사갈은 여선지 드보라와 함께 잠간 나왔다가 드디어 본문 역대상 말씀에서 두각을 나타냅니다. 성막에서 성경공부를 빡세게 한 잇사갈 지파는 시세를 알게 되고 마땅히 행할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왕권이 사울에게서 다윗에게로 넘어갈 때 잇사갈 지파가 앞장서서 다윗 편에 섰습니다. 그러자 다른 열 지파들도 다윗에게로 돌아서서 마침내 통일 이스라엘 왕국이 세워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잇사갈 지파에서 모든 형제를 통솔하는 자가 2백명이나 나왔습니다. 역대상 12장 23절부터 다윗에게로 돌아온 각 지파 군대의 숫자가 나오는데 몇 천 명에서 몇 만 명에 이르렀습니다. 잇사갈은 꼴랑 2백명밖에 되지 않지만 성경은 이들이 그 모든 형제를 통솔하는 자라고 기록합니다.
잇사갈 지파는 해안 지역을 분배받은 스불론 지파와 달리 험한 산을 낀 내륙 지방을 분배받았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척박한 환경을 불평하거나 원망하지 않고 산으로 백성들을 불러모으고 장막에서 제사를 지내며 하나님을 찾았습니다. 하나님은 이런 잇사갈을 머리가 되게 하셨고 시세를 알고 마땅히 행할 것을 알게 하셨습니다. 수십만 명에게 없어서는 안될 2백명의 리더가 되게 하셨습니다.
저는 5년 전 들어간 직장에서 맡은 지역도 별 볼 일 없고 기존 파트너가 끊어져 상황도 좋지 않았습니다. 그전에 안 해 본 제품을 선택한 댓가는 적지 않았습니다. 사장도 은근히 저를 무시했습니다. 제 밑에 팀원을 다른 팀으로 옮겼고 제 위에 본부장을 앉히기도 했습니다. 그전에 어딜가나 큰소리치고 왕노릇하였는데 여기서 무능력자 취급을 받으니 자존심이 많이 상했습니다. 하지만 매일 양식말씀을 써서 먹고 주님을 가까이 했더니 마음이 평온해지고 창조적인 지혜로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 팀은 작고 여러모로 부족했지만 매출 1위를 찍고 최우수사원상까지 받게 되었습니다. 저는 하루하루 열심히 일하며 주님을 붙들려고 했을 뿐인데 주님은 분에 넘치도록 복을 주셨습니다. 그리고 제게도 시세를 알고 마땅히 행할 것을 알게 하셨습니다. 머물러야 할 때, 떠나야 할 때를 알게 하셨고 지금 당장 무엇을 해야 할 지 알게 하셨습니다. 이를 통해 적은 인력과 시간으로 많은 성과를 거두게 하셨습니다.
우리는 성경을 열심히 읽고 하나님을 사랑하려 애씁니다. 우리도 잇사갈처럼 배경도 열악하고 상황도 어려울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낮은 출산율, 높은 청년 실업율, 저조한 영적 소원을 생각하면 마음이 암담해집니다. 하지만 우리 각 사람이 성경을 붙들고 주님 전에 머물면 하나님께서 우리를 시세를 알고 마땅히 행할 것을 아는 지도자로 빚어가실 것입니다. 어딜 가나 머리가 되게 하시고 일당백의 용사로 세워주실 것입니다. 우리 UBF 모임은 스스로를 영적사관학교로 인식하고 소수정예를 양성하려는 모임입니다. 이곳에서 성경을 공부하는 것이 별 거 아닌 것처럼 보여도 장차 시세를 알고 마땅히 행할 것을 행하는 영적 지도자가 되는 지름길임을 확신합니다. 우리가 더 열심히 성경을 읽고 소감을 나누는 가운데 각자 처소에서 다들 머리가 되시길 기도합니다. 갈 길 몰라 방황하는 영혼들의 목자가 되시길 기도합니다. 말씀 읽고 기도하고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