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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인물

야곱 I(창세기 25-28장)

사실 너머의 진실 2020. 2. 27. 06:23

세 명의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 이삭, 야곱 중, 야곱 이야기가 가장 재미있고 파란만장하다. 한 절 한 절 따라가며 야곱의 삶을 그려보고 그것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를 생각해 보았다.

제 1장 선택 (창세기 25:19-34, 26:34, 35)

25장 19절. 이제 성경은 아브라함의 아들 이삭에게 초점을 맞춘다. 아브라함은 약속의 자녀 이삭을 위해 오래 전에 이스마엘을 내쫓았고 죽기 전에 후처를 통해 얻은 여섯 아들도 내보냈다. 아브라함 말년의 믿음은 약속과 인정 사이를 사정없이 자르는 칼이었다. 이삭은 나이 사십에 사촌의 딸 리브가와 믿음으로 결혼했다. 그리고 결혼 후 20년 동안 임신하지 못하는 아내를 위해 기도했다. 하나님께서 이런 이삭의 간구를 들으셔서 마침내 리브가가 임신했다. 결혼 초기 이삭의 믿음은 기도하며 기다리는 무릎이었다. 리브가도 서로 싸우는 아이들을 놓고 하나님께 기도했고 그들에게 두신 하나님의 뜻을 알게 되었다. 리브가의 믿음도 굳이 붙여준다면 기도하고 깨닫는 머리이다.

23절. 태어나기도 전에 선악을 행하지 아니한 때에 미리 택하시는 하나님의 주권을 보여 준다. 이 쌍둥이는 둘 다 민족을 이루는데 서로 나누어지고 하나가 다른 하나보다 강하고 큰 자가 어린 자를 섬기게 된다. 뱃속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둘의 운명은 이미 결정되었다. 그런데 모든 것이 불리한 어린 자가 큰 자를 이기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한다. 동생인데다 힘도 약하고 아버지는 형을 편애하는데도 하나님의 축복이 에서가 아닌 야곱에게 돌아가는 것이다. 이래서 성경이 재미있고 하나님이 어떻게 야곱을 도우실까 기대감이 생긴다. 교만하고 강한 자는 낮추시고 다 망한 줄 알았는데 새 길을 열어주시는 하나님은 재미있는 분이시다.

24절에서 28절. 장자 에서가 붉은 털옷을 입고 먼저 나왔다. 차자 야곱은 늦은 것이 억울한지 형의 발꿈치를 잡고 뒤따라 나왔다. 갓난아기들이 귀엽기는커녕 섬뜩하다. 자라면서도 둘은 확실히 나누어졌다. 에서는 돌잔치 때 활을 집었고 한시도 집에 붙어있지 않더니 끝내 사냥꾼이 되었다. 야곱은 요리책을 집었고 늘 지지고 볶고 만들더니 주로 장막에 거주했다. 이에 따라 부모의 사랑도 나눠졌다. 은근한 식탐 이삭은 에서와 그가 사냥한 야생의 고기를 사랑했다. 화끈한 일꾼 리브가는 야곱과 그가 요리한 떡과 팥죽을 사랑했다. 엄마의 사랑이 좋긴 하지만 하나님의 축복의 관점에서 야곱은 에서에게 밀리고 있다.

29절에서 34절. 그 유명한 장자 명분 매매 사건이다. 야곱이 죽을 쑤었는데 에서가 들에서 돌아와 엄청 피곤하여 좀 달라고 했다. ‘아따 니가 죽을 먹을려면 맹세하고 장자의 명분을 팔어’ ‘워매 장자의 명분이 뭣이 중헌디?’ “맹세혀?” “맹세할껴” 그렇게 장자의 명분이 팔리고 떡과 팥죽을 먹었다. 34절 후반부는 에서가 장자의 명분을 가볍게 여겼다고 평가한다. 명분보다는 피를 들끓게 하는 사냥, 식욕을 불붙게 하는 고기, 심장을 벌렁거리게 하는 여인들을 무겁게 여겼다. 결국 나이 사십에 헷 족속의 딸들을 하나도 아니고 둘씩이나 아내로 맞이하였다. 하지만 야곱은 바로 그 장자의 명분을 가장 무겁게 생각했다. 둘은 자신들의 출생 이후 15년을 더 산 아브라함을 통해 하나님의 축복이 얼마나 위대한지 배웠을 것이다. 둘이 같이 들었지만 에서는 따분해하며 들로 나갔고 야곱은 진지해져서 장막에 머물렀다. 가나안 여인들에게 하나님이 없는 걸 알고 70세까지 결혼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버지 이삭은 장자는 에서라며 야곱에게 하나님의 뜻이 있다는 리브가와 종종 말다툼을 했다. 야곱은 형의 장자권을 빼앗으면 자기에게 기회가 오지 않을까 생각한 것 같다.

장자의 명분에 집착하는 것은 야곱이 어찌하든 하나님의 선택과 축복을 받고 싶기 때문이었다. 우리가 하나님 말씀에 끌리고 그 분을 만나고 싶은 것은 야곱처럼 우리도 예정하셨고 당신께로 우리를 부르시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택하심이 있는 사람은 세상의 모든 것을 가져도 하나님이 없으면 만족할 수 없다. 더러 야곱처럼 꾀를 부리고 남의 약점을 이용해도 마음 깊은 곳에서 하나님의 존재를 의식하고 그 분의 뜻을 행하고 싶다. 이 하나님의 예정과 선택은 자신에게만 적용시켜야 한다. 인생의 끝은 누구도 알 수 없다. 현재 모습만 보고 ‘쟨 하나님이 선택 안 하신 듯’ 하는 것은 자신이 하나님 자리에 앉는 엄청난 교만이다. 내게 영적인 소원을 주시고 하나님의 말씀을 듣게 하시고 믿게 하셔서 이 자리에 앉아 있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와 찬양을 드려야 한다.

 

제 2장 속임 (27장)

1절. 이삭의 나이는 132세로 추정된다. 많긴 하다. 눈이 어두워 잘 보지 못한다는데 이후 행동을 보면 영적인 분별력도 잃어버렸다. 식탐이 문제인 것 같다. 2절부터 4절까지 하나님은 한 번도 나오지 않는다. “내가 늙었다, 나를 위해 사냥해라, 내가 즐기는 별미를 만들어라, 내게로 가져와서 먹게 하라, 내가 죽기 전에 내 마음껏 네게 축복하게 하라” 여섯 번이나 “내가” “나를” “내게로”를 반복한다. 말년의 야곱이 눈은 어두워도 분별력은 갑이었는데 이삭은 엘리처럼 둔해져서 배터지게 먹고 자기 생각대로 에서를 축복하고자 하였다.

7절. 리브가가 이 일을 야곱에게 말할 때 “여호와 앞에서”를 넣었다. 리브가는 이삭의 뜻이 아닌 하나님의 뜻대로 이삭이 야곱을 축복하도록 계획을 짰다. 9절에서 야곱이 가져온 염소 새끼로 이삭이 즐기는 별미를 만들고, 털 때문에 고민하는 야곱의 손과 목의 매끈매끈한 곳에 염소 새끼 가죽을 입혔다. 들키면 복은 고사하고 저주를 받을까 걱정하는 야곱에게 ‘니 저주를 내게 돌리라’ 하였다. 에서의 좋은 의복까지 야곱에게 입혔다. 이 담대하며 빈틈없고 희생적인 리브가의 신속한 행동이 눈이 어두워 분별력을 잃어버린 이삭의 실수를 막을 수 있었다. 양보하고 기다리는 것이 이삭의 믿음이라면, 주도하고 쟁취하는 것이 리브가의 믿음이다. “큰 자가 어린 자를 섬기리라”는 하나님의 분명한 음성이 이삭이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18절에서 25절. 야곱이 아버지 이삭을 속이는 장면이다. 야곱이 이삭을 “내 아버지여” 불렀다. 누구냐 묻는 이삭에게 에서라고 속이고 이삭이 명한대로 자기가 사냥했다고 또 속였다. 어떻게 이같이 속히 잡았냐는 질문에 아버지의 하나님까지 끌어들여 또 속였다. 분별력을 상실한 이삭이 염소 가죽 털을 에서의 털로 착각하고 다시 한 번 “네가 참 내 아들 에서냐” 물었다. 야곱은 “그러하니이다”하며 네 번째 아버지를 속였다. 처음에는 저주를 받을까 두려웠지만 한 번 속이니까 두 번은 쉽고 세 번은 참말처럼 할 수 있었다. 이 행위만 보면 심판받아 마땅한 야곱이지만 그 내면은 어찌하든 하나님의 축복을 받으려는 간절함이 있다. 이방 여인으로 시아버지 유다를 통해서도 대를 이으려는 다말, 가나인 민족인데 먼 곳에서 왔다며 여호수아와 화친하려는 기브온 족속, 예수님 앞에 “나는 남편이 없나이다” 말하는 사마리아 여인의 모습이 겹쳐진다.

26절에서 30절. 이삭은 야곱에게 가까이 와서 입을 맞추라 한다. 그 뒤 아들의 옷냄새를 맡고 여호와께서 복 주신 밭의 향취라고 축복한다. 아브라함으로부터 이삭에게 이어진 하나님의 축복이 야곱에게 전달되는 순간이다. 이삭은 하늘의 이슬과 땅의 기름짐, 풍성한 곡식과 포도주라는 물질의 축복, 만민이 그를 섬기고 열국이 그에게 굴복하는 권세의 축복, 그가 형제들의 주가 되는 관계의 축복을 빌어준다. 또 그를 저주하는 자는 저주를 받고 그를 축복하는 자는 복을 받는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주셨던 그 영적인 축복을 야곱에게도 물려준다. 누구에게 줘야 할 지는 분별 못 해도 무엇을 줘야 할 지는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야곱도 이 축복의 내용을 알았기 때문에 그렇게 집착한 것도 같다. 하지만 아버지와 형을 속여 어머니와 짜고 이삭과 에서에게서 빼앗은 축복은 조용히 장막에 거하던 야곱의 인생을 송두리째 뒤흔들었다.

31절에서 46절. 에서가 별미를 만들어 갔지만 이미 축복은 야곱에게 간 뒤였고 에서는 소리내어 울며 이삭에게 매달렸다. 하지만 기름짐도 하늘 이슬도 없이 아우를 섬길 거라는 말만 들었다. 급기야 에서는 야곱을 죽이고자 결심했다. 야곱은 친형 에서의 철천지 원수가 되었다. 리브가가 이를 듣고 야곱을 자기 오라비 라반에게로 피신시키고자 하였다. 이후 리브가는 죽는 날까지 사랑하는 아들 야곱을 보지 못한다. 이제 야곱은 이보다 더 고생할 수는 없다 할 정도로 자신의 말대로 험악한 세월을 보내게 된다. 이삭의 잘못된 선택, 리브가의 거침없는 행동, 야곱의 약삭빠른 태도, 에서의 때늦은 한탄이 얽히고 설킨 이 사건의 결과가 무엇인가? 이삭은 곧 죽을 것처럼 보였으나 이 사건 이후 50년을 더 살았다. 에서는 이스라엘보다 먼저 세일산에 정착하여 에돔 왕국을 건설하였다. 에서는 여전히 야곱보다 돈도 많고 힘도 세고 인기도 많아 더 앞서간다. 야곱 편을 든 리브가는 심지어 그 죽음조차 성경에 언급되지 않는다. 27장은 이득을 본 사람이 아무도 없는 제로섬 게임 같지만 28장에서 하나님은 도망가는 야곱을 인격적으로 만나주신다.

 

제 3장 만남 (28장)

1절에서 5절. 리브가가 헷 사람의 딸들로 살기가 싫어졌다고 야곱도 그러면 어떻하냐 걱정한다. 며느리 문제로 정신을 차린 이삭이 아브라함의 복으로 다시 하나님 앞에서 야곱을 축복한다. 그리고 가나안 사람의 딸들 중에서 아내를 맞이하지 말고 외삼촌 라반의 딸 중에서 아내를 맞이하라고 거의 애원을 한다. 에서가 축복을 받지 못한 것이 헷 사람의 딸들을 아내로 맞이했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6절부터 9절을 보면 사태의 추이를 살피던 에서가 이스마엘의 딸을 아내로 맞이한다. 하지만 가나안 사람의 딸들은 여전히 본처로 두고 있다. 일면 의리있는 것 같지만 하나님은 가나안을 진멸하기 원하시지 타협을 원치 않으신다.

10절, 11절. 드디어 야곱이 70년 동안 정들었던 브엘세바를 떠난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아내를 얻기 위해, 또 형 에서의 복수를 피하기 위해서였다. 하나님의 축복까지 계승한 부잣집 막내아들에서 형을 피해 정든 고향을 떠나는 도망자 신세가 되었다. 외삼촌이 자기를 환대할지, 그 딸이 자신을 좋아해줄 지 알지 못했다. 인생은 혼자 걷는 길이라고 하지만 해가 져서 돌을 베개 삼아 노숙하는 야곱의 모습은 참으로 쓸쓸하고 처량하다. 형을 속이고 아버지를 속인 열매는 결코 달지 않았다. 죄책감과 외로움, 괴로움과 두려움이 빈 들의 세찬 바람과 함께 야곱의 마음을 사정없이 몰아쳤다.

12절에서 15절. 철저히 혼자가 된 야곱의 꿈에 하나님께서 환상을 통해 나타나셨다. 사닥다리가 땅 위에 서 있고 그 꼭대기는 하늘에 닿았다. 야곱이 누운 곳은 사닥다리를 통해 하늘과 연결된 곳이었다. 하나님의 사자들이 그 위에서 오르락내리락 하였다. 하늘의 뜻이 천사들을 통해 땅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다. 하나님께서 그 위에 서서 여호와로,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으로 자신을 야곱에게 나타내셨다. 할아버지가, 아버지가 그렇게 두렵고 떨림으로 얘기하시던 여호와 하나님께서 드디어 야곱에게 나타나셨다. 하나님은 살아계셔서 꿈 속에서나마 볼 수도 있고 들을 수도 있는 인격체이셨다. 택함받은 자에게 살아계신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는 것보다 더 큰 일은 없다. 하나님을 만나지 못한 인생은 잠간 있다가 사라지는 안개일 뿐이다.

하나님은 야곱에게 그가 누워 있는 땅을 그와 그 자손에게 주겠다고 약속하셨다. 하나님의 약속은 아브라함, 이삭, 야곱 모두에게 특정한 땅을 주는 것이다. 하나님은 또한 야곱의 자손이 땅의 티끌같이 되어 동서남북으로 퍼져나갈 것을 약속하셨다. 하나님의 약속은 생육하고 번성하여 온 땅에 충만하게 되는 것이다. 아브라함과 이삭 때 제대로 깊이 박힌 믿음이 야곱의 때에 풍성한 열매를 맺을 것이다. 이제 하나님은 땅의 모든 족속이 야곱과 그의 자손으로 말미암아 복을 받을 것을 약속하셨다. 여기서 네 자손은 단수로 장차 오실 구원자 예수 그리스도를 가리킨다. 결국 이 모든 복은 예수 그리스도로 모이고 그분을 통해 세상 만민에게 흘러나간다.

하나님은 야곱과 함께 계셔서 어디로 가든지 그를 지키며 그를 이끌어 이 땅으로 돌아오게 하겠다고 약속하신다. 야곱에게 허락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그를 떠나지 아니하겠다 하신다. 아브라함에게 그랬던 것처럼 하나님께서 야곱의 방패요 길잡이가 되어 주실 것이다. 결국 믿는 자의 인생은 하나님께서 다 책임지시고 이끌어 가신다.

16절에서 22절. 야곱은 잠에서 깨어 여호와께서 과연 여기 계신다고 고백했다. 하나님의 존재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그는 두려워하며 자신이 누웠던 곳이 하나님의 집이요 하늘의 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침 일찍 일어나 베개로 삼았던 돌을 가져다가 기둥으로 세우고 그 위에 기름을 부었다. 그리고 그 곳 이름을 벧엘, 하나님의 집이라 하였다. 야곱은 서원했다. 하나님이 함께 계셔서 자신을 지키고 먹을 떡과 입을 옷을 주시고 평안히 아버지 집으로 돌아가게 하시면 여호와께서 나의 하나님이 되실 것이라고. 기둥으로 세운 이 돌이 하나님의 집이 될 것이고 하나님이 주신 모든 것에서 십분의 일을 반드시 하나님께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하나님을 만났지만 야곱에게는 결혼, 가정, 집, 돈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았다. 여전히 약삭빠른 야곱은 불안한 자신의 앞날을 하나님께서 책임져 주시면 자신의 하나님으로 영접하고 십일조를 드리겠다고 조건을 걸었다.

하나님이 나를 만나주셨던 곳, 하나님을 간절히 찾던 때... 하나님은 한 사람 한 사람을 인격적으로 만나주신다. 하나님이 나에게 주신 땅에서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한 인생을 살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