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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성경

누가복음 11장 1-4절: 주기도문(2020.03.12)

사실 너머의 진실 2020. 3. 12. 07:34

1절 예수께서 한 곳에서 기도하시고 마치시매 제자 중 하나가 여짜오되 주여 요한이 자기 제자들에게 기도를 가르친 것과 같이 우리에게도 가르쳐 주옵소서

 

기도는 신과 인간의 자유로운 대화인데 가르침을 주고 받을 필요가 있을까? 마치 연애하는 것처럼 서로에게 끌리고 무슨 말이든 터놓고 할 수 있는 게 아닌가? 신과 인간 사이의 간극은 인간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클 수 있다. 신을 향한 인간의 모든 행위가 신께 결코 도달할 수 없는 몸부림일 수도 있다. 여자가 낳은 자 중에 가장 위대한 세례 요한이 신께 올바르게 접근하는 기도를 자기 제자들에게 가르쳤다고 한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여자가 낳은 자 중에 유일한 하나님의 아들이 그들에게 올바른 기도를 가르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연약함과 부족함이 드러날 때면 '주님 없인 살 수 없네' '기도만이 유일한 길이네' 고백하지만 정작 실제적인 기도를 꾸준히 감당하기란 참으로 어렵다. 올바른 기도, 하나님께 도달하는 기도를 예수님께 배워야 한다.

 

2절 예수께서 이르시되 너희는 기도할 때에 이렇게 하라 아버지여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나라가 임하시오며

 

주기도문은 아득히 먼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부르고 시작한다. 천지를 창조하시고 세상을 심판하실 두려우신 하나님을 나의 아버지라고 부른다. 육신의 아버지와 그리 친밀하지는 않다. 내 성격도 그리 살갑지는 않고 아버지도 속정은 있지만 말수가 적으시다. 가끔 안부 전화를 드리면 통화가 1분을 넘은 적이 거의 없다. 하늘 아버지께도 정말 힘들 때 외마디 외치는 게 대부분이고 친밀감, 안정감을 갖는 게 쉽지 않았다. 그래도 지금은 하늘 아버지가 나를 사랑하시고 건져주시는 걸 믿을 수 있어 마음이 늘 편하고 무슨 일을 만나도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다. 육신의 아버지와도 더 가까워지고 친밀해질려고 애는 쓰고 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우선적으로 육신의 아버지를 위해 기도한다.

 

예수님이 가르치신 주기도문의 첫 문장은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고 아버지의 나라가 이 땅에 임하시길 간구하는 내용이다. 기도의 시작은 나의 인간적인 소원이 하늘에 도달하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의 이름,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서 거룩해지고 임하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문제는 하나님이 없어서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인정하고 영접하지 않아서 생기는 것이다. 자기를 비우고 하나님을 높이고 하나님께서 이 땅을 다스려주시도록 기도해야 한다.

 

3절 우리에게 날마다 일용할 양식을 주시옵고

 

인간은 살기 위해 날마다 일용할 양식이 필요하다. 일용할 양식은 사장님이, 고용주가 주는 게 아니다. 그들도 청지기일 뿐이다. 모든 만물의 주인이신 하나님께서 주신다. 주기도문은 일용할 양식을 하나님께 구하라고 가르친다. 하나님께 구한다고 사장님이나 고용주를 무시하라는 건 아니다. 그들을 통해 주시기 때문에 더욱 순종하고 존경해야 한다. 그럼에도 생사여탈권을 사람이 쥐고 있는 것처럼 사람을 두려워하고 사람의 비위를 맞출 필요는 없다. 이 사람이 못 주면 다른 사람을 통해 주실 것이니까... 가난을 겪어본 사람은 생계 문제의 절박함을 누구보다 깊이 이해한다. 필요한 것을 살 수 없고 원하는 것을 하지 못하는 고통도 적지 않지만 의식주가 해결안된 인생은 참으로 비참하다. 주님의 은혜로 매일 맛난 음식을 먹고 으리으리하진 않지만 내 소유의 집에서 편안히 살게 되었다. 이게 계속 유지되고 더욱 풍성해지도록 기도해야겠다. 공동체 내에 일용할 양식을 얻지 못하는 사람이 없도록 기도해야겠다.

 

4절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모든 사람을 용서하오니 우리 죄도 사하여 주시옵고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소서 하라

 

모든 인간은 죄인이고 서로에게 죄를 지으며 살아간다. 우리에게 죄 지은 사람을 용서해야 한다. 그때야 주님도 우리 죄를 사하여 주실 수 있다. 또 이 세상은 사탄이 여전히 인간을 유혹하고 죄의 소욕을 지닌 인간이 시험에 빠져 죄를 지을 수 있기에 늘 시험에서 건져달라고 기도해야 한다. 용서는 타인의 죄에서 나를 자유하게 한다. 또 주님의 심판에서 나를 자유하게 한다. 용서못할 죄도 없고 용서받지 못할 죄도 없다. 죄짓기를 멀리하고 지은 죄에 대해 용서를 구하고 죄지은 사람을 용서하는 것이 죄문제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이다.